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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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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의 주인공 라스꼴리니코프에 대한 생각을 써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오래전 학창시절과 2,30대 때에 읽어서 오래되었지만 1년전 경 다시 읽어서 한번 써보겠습니다.

라스꼴리니코프에 대해 이야기해 보기 전, 먼저 대략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먼저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긴 이야기를 풀어서 설명하는 솜씨에는 자신이 없기 때문에 죄와 벌의 핵심적인 사건을 통해 이 소설의 대략적인 스토리를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죄와벌 인물관계도 - 출처:협독조합

죄와 벌에는 정말 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이 많은 인물들 중에서 제가 생각하는 주연들은 이렇습니다.

로지온 로마노비치 라스꼴리니코프 : 메인 주인공. 어떠한 동기로 고리대금업을 하는 악덕 노파를 살해한 이후 그에게 펼쳐지는 사건들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피야 세묘노브나 마르멜라도바/ 소냐 : 희생적인 사랑,라스꼴리니코프 에게 삶에 대한 희망을 주는 구원자.

아브도찌야 로마노브나 라스꼴리니코바 /두냐: 라스꼴리니코프의 여동생, 작중 핵심 사건 전개의 도화선과 같은 인물

스비드리가일로프 : 라스꼴리니코프와 반대되는 인물.

여담으로 러시아식 이름에 대해 잠시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위를 보시면 확인할 수 있듯이 러시아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이름이 길며, 처음 접하면 인물의 이름이 헷갈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름의 구성요소를 이해하고 나면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으실 겁니다. 주인공 '로지온 로마노비치 라스꼴리니코프'의 이름을 예시로 들어 보겠습니다. 먼저 "라스꼴리니코프"는 패밀리 네임이며, '로지온'은 본인의 이름입니다. 그리고 "로마노비치"는 아버지의 이름에서 유래된 "부칭"이라고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아버지의 이름이 가장 잘 알려진 이재용 회장님의 경우, 故 이건희 회장님의 이름을 따라, 재용 건희비치 LEE 라고 부를수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예의를 갖추어 상대방을 부르고 싶을경우 이름과 부칭을 붙여서 부르면 됩니다. ex)로지온 로마노비치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 혹은 거리를 두는 사이면 그냥 성을 부르면 됩니다.ex)라스꼴리니코프. 러시아에는 또 애칭이라는 개념이 있는데요, 이름이 길다 보니 부르기 편하려고 만들어진 호명 방법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소피야 세묘노브나 마르멜라도바의 경우 소피야를 줄여서 쏘냐라고 부르는 방식입니다.

다시 작품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작품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거주하는 한 가난한 대학생의 독백으로 시작합니다. .

"그런 일을 저지르려고 하면서, 이토록 하찮은 일을 두려워하다니....".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그 가난한 대학생의 이름은 라스꼴리니코프이며, 그는 본인만의 특별한 동기를 가지고, 고리대금업을 하는 악덕 노파 알료나 이바노브나를 살해할 계획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집니다. 깊은 고민 끝에 라스콜리니코프는 알료나 이바노브나를 죽이고 , 그리고 현장을 목격한 그녀의 여동생마저 살해하고 맙니다. 노파 살인사건 이후 펼처지는 사건들로 이야기는 전개됩니다.

다음은 작중 전개되는 핵심 사건들입니다.

1. 전당포 살인사건의 수사관 뽀르피리와 라스꼴리니코프 대립구도

범죄수사관 뽀르피리와 라스꼴리니코프의 대립이 작품 전반에 걸쳐 전개됩니다. 뽀르피리는 집요하고 끈질기게 살인사건의 진범을 밝히고자 합니다. 그 수사의 과정에서 라스콜리니코프가 살인범이라는 사실을 직감하게 됩니다. 라스꼴리니코프가 거의 모든 증거를 은폐하였기 때문에, 심증만 있고 물증은 없는 상황. 그리고 완강히 살인혐의를 부인하는 라스콜리니코프 이들의 심리전과 설전은 작품의 재미요소 중 하나입니다.

2. 속물적 남성 루진과 라스꼴리니코프의 여동생 두냐의 파혼

라스꼴리니코프의 여동생 두냐(아브도찌야 로마노브나 라스콜리니코바)는 가족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녀는 재력있는 법조인 루진과의 결혼을 통해 집안에는 물질적 여유를, 자신의 오빠인 라스꼴리니코프에게는 직업을 주고자 하였습니다.이 선택에 두냐의 번영은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라스꼴리니코프는 두냐의 그러한 결정에 매우 마음아파 하고, 그 결혼을 반대합니다. 게다가 루진은 두냐를 사랑하기보다는 어여쁜 불우한 여성을 구원한 '신사'라는 평판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라스꼴리니코프의 결혼 반대는 루진과 그의 관계를 악과시켰고, 그 결과 루진은 라스꼴리니코프에게 적대감을 가지게 됩니다. 적대감이 극한에 다다른 루진은 자신의 약혼자 소냐에게 그녀의 오빠를 모욕하는 편지를 쓰지만, 편지에 추악한 본심을 숨기지 못한 루진은 두냐로 부터 파혼을 당합니다. 그는 파혼의 주요 원인인 라스콜리니코프라 생각하여 그에게 복수를 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대중 앞에서 라스콜리니코프와 관련있는 인물인 쏘냐를 절도범으로 모욕합니다. 하지만 라스콜리니코프의 열정적인 변호와, 사건의 전말을 모두 목격한 레베자트니코프의 증언에 의해 루진의 계략은 무산되고, 그는 불명예스럽게 작품에서 퇴장하게 됩니다.

루진과의 결혼을 위해 두냐는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작품의 메인 무대에 등장합니다. 그리고 두냐가 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하기 전 라스꼴리니코프에게 보넨 "결혼을 알리는 편지"는 살인을 행할지 말지 고민하는 라스콜리니코프의 행동의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도 하였을 것입니다. 또 주요인물 중 한명인 스비드리가일로프도 두냐를 보기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무대에 등장하기 때문에 두냐의 파혼을 작품의 핵심 사건으로 정하였습니다.

3. 쏘냐의 사랑으로 인해, 삶의 희망을 보게 되는 라스꼴리니코프

라스꼴리니코프는 한때 유럽을 호령한 프랑스의 나폴레옹과 같은 큰 사람이 되기를 원했습니다. 그의 생각에 따르면 나폴레옹은 본인의 이상을 위해 위해 양심이라는 것을 극복한 인물이며, 양심이란 것에 구애 받지 않기 때문에 옳지 못한 이에 대한 처단 혹은, 어떤 존재를 짓밟는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태어난 그런 인간이였습니다. 라스꼴리니코프는 본인이 나폴레옹처럼 자격을 갖춘 존재인지를 확인하기위해 악덕 노파 알료나 이바노브나를 살해합니다. 살인 사건 이후 라스꼴리니코프는 자신이 양심을 이길 수 없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됩니다.

사건 이후 그는 삶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또 양심을 이기지 못한 그는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렀다는 죄책감에 괴로웠을 것입니다. 라스꼴리니코프는 정신을 잃을만큼의 두통과 같은 어지러움을 살인사건이후 자주 경험하게 됩니다. 자기혐오와 죄책감 복잡한 감정으로 인해 라스꼴리니코프는 삶을 지옥과 같이 느꼈던 것으로 보입니다.

쏘냐와 라스꼴리니코프는 우연의 일치로 만나게 됩니다. 작품 전반에 걸처 우연이라는 소재가 등장하지만 소냐와의 만남은 더욱 그렇습니다. 쏘냐는 헌신적인 사랑으로 자신의 사람을 챙기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이복 동생들과 가족을 부양하기위해 매춘부가 되는 선택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매춘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게한 그런 가족을 증오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엾게 여기며 사랑해줍니다. 이런 쏘냐의 사랑은 라스콜리니꼬프에게도 닿게 됩니다.

"아니에요, 이세상에서 지금 당신처럼 불행한 사람은 없어요!" 당신을 버리지 않을 거에요."

라스꼴리니코프가 자신이 이바노브나 자매를 살해하였다고 그녀에게 고백하자, 쏘냐가 그에게 건넨 대사입니다. 쏘냐는 라스꼴리니코프 본인보다 더 그를 사랑한 인물이며, 그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쏘냐는 라스콜리니코프가 범행을 인정하고 교도소에 갔을 때에도 꾸준히 그에게 면회를 가며 삶의 희망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소설은 삶에 대하여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는 라스꼴리니코프의 모습을 보여주며 끝 마치게 됩니다.

4.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삶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양심에서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어쩌면 라스꼴리니코프가 되고싶었던 모습의 인물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젊은시절 살인사건과 연류되어 유배형에 처할 뻔한 그를 구해준 그의 아내 마르파 페트로브나를 양심의 가책도 없이 죽음에 이르게하는 스비드리가일로프의 모습을 볼 때. 라스꼴리니코프가 되고자하였던 "자격이 있는"인물로 묘사되는 것 같습니다.

아내가 사망한 이후 유산을 상속받은 스비드리가일로프는, 그가 진심으로 사랑하였던 여성, 본인의 집에서 가정교사로 근무한 적이있던 두냐를 얻기 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는 우연히 라스꼴리니코프의 살인에대해 알게됩니다. 이후 그는 라스꼴리니코프를 해외로 도피시켜주는 조건으로 본인과 삶을 함께하자는 사랑고백을 두냐에게 건네지만, 돌아오는 것은 스비드리가일로프를 경멸하고 두려워하는 반응 뿐이었습니다.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좌절합니다. 본인이 아무리 힘을써도, 얻을 수 없는 두냐라는 존재를 통해 그는 무슨 생각이 들었던 걸까요? 두냐에게 거절당한 뒤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자신의 재산을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건네준 뒤, 자살로 삶을 마감합니다. 양심에 무감각한 그는 자신의 운명결정에서도 자유로움을 보여주었습니다.

한편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죽음은 라스꼴리니코프에게 또 다른 고뇌를 안겨줍니다. 소설의 후반부 라스꼴리니코프는 경찰서에 출두하여 자수를 할지, 양심에서 자유로운 사람처럼 자살로 삶을 마감할지를 선택해야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혼란스러운 고뇌 속에서 우연히 쏘냐를 마주한 라스꼴리코프가 경찰서에 출두하여 자수를 하는 모습으로 본편의 이야기가 끝나게 됩니다. 에필로그에서 라스꼴리니코프는 스비드리가일로프처럼 자살하지 못한 본인을 자책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는 용기가 부족하여 삶을 끝내지못했고, 어줍잖은 나약한 핑계에 의존하여 구차하게 유배지에서 연명생활을 하는 본인을 경멸합니다. 이를통해 "나폴레옹과 같은 인간"이 되지못한 라스콜리니코프의 자기혐오가 얼마나 심한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

자신의 모습이 이상과 다르자 좌절한 라스꼴리니코프

"나폴레옹이라면 그 일을 저질렀을까 아닐까의 문제를 가지고 내가 며칠동안 고민했다는 건, 내가 나폴레옹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걸 나는 분명히 느꼈어요....."

"그 생각을 내 어깨에서 다 털어버리고 싶었어요,...., 그냥 자신을 위해서 나 자신을 위해서 죽이고 싶었어요!"

고리대금업을 하는 악덕 노파를 살해하였던 라스꼴리니코프의 범행 동기가 드러나는 대사입니다.

라스콜리니코프는 범죄를 저지르기 이전부터 이미 좌절하고 있었습니다. 본인이 이상과 달리 큰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압박은 그를 계속 자극하였습니다. 자기혐오를 동반한 심리적 압박의 부정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좌절 속에서 좌절을 이겨내고자 사람을 살해한 라스꼴리니코프의 마음은 범행 이후 완전히 무너지고 맙니다. 자신은 작고 하찮은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확신으로 변한 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라스꼴리니코프는 무너진 상황에서도 삶을 살아나갑니다. 가족을 위해 희생을 자처하는 여동생 두냐의 결혼을 막기위해 노력하고, 우연히 마주치는 안타까운 이들의 상황에 도움을 줍니다. 좌절 속에서 삶을 살아간 라스꼴리니코프는 하찮은 존제가 아닙니다. 자신의 이상이 충족되지 못한 상황 속에서 삶을 포기해버린 스비드리가일로프와 대비됩니다. 라스꼴리니코프는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자살이 용기있는 행동일 수 있다고 평가했지만, 고통을 감수하고 살아가는 본인이 더 용기있는 사람이였음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라스꼴리니코프를 구원한 것은 쏘냐의 사랑이었습니다. 쏘냐는 자기혐오에 빠진 라스꼴리니코프 본인보다 더욱 라스꼴리니코프를 사랑했습니다. 본인보다 본인을 더 사랑해주는 사람의 존재는 얼마나 큰힘이 되었을까요? 작품의 막바지에 이르면 절망에 빠져있었던 라스꼴리니코프가 삶에 희망을 가지는 듯한 모습이 암시됩니다.

결국 라스꼴리니코프가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소중한 주변사람들의 존재 덕분이었습니다. 여동생을 향한 사랑때문에 라스꼴리니코프는 절망 속에서 삶을 계속하여 살아나갔고, 쏘냐의 사랑덕분에 마음의 안식처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시베리아 유배지에 떠난 그를 위해 든든하게 자리를 잡고 버텨주는 가족의 존재는 라스꼴리니코프가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누구나 라스꼴리니코프 처럼 이상적인 모습에 이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낙담하는 순간이 많을 것입니다. 죄와 벌을 통해 비춰지는 라스꼴리니코프의 삶은 그런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몇가지 방법을게 알려주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인간과 사회,죄악과 부조리 등에 대해 

통찰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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