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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특전단-특전사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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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면 되게 하라’. 이처럼 모순적이면서 특전사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말도 없을 것이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것은 ‘억지’인 동시에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력’이 아닐 수 없다.


육군 특전사는 1·3·5·7·9로 나가는 홀수 번호의 여단을 갖고 있다. 이는 미 육군의 특수군사령부(Special Forces Command, 이하 특수군사)가 1·3·5·7·10의 다섯 개 특수단(Special Forces Group)으로 구성돼 있는 것과 유사하다. 미 육군 특수군사색는 그린 베레를 쓰지만 한국 특전사는 검은색 베레를 쓴다.



특전사 요원들은 두 개의 마크를 달고 있다. 왼쪽 어깨에는 낙하산과 독수리가 그려진 원형의 특전사 마크를 달고, 상의 오른쪽 가슴 주머니에는 여단 마크를 붙인다. 사자는 특전사 사령부, 독수리는 1여단, 호랑이는 3여단, 흑룡은 5여단(5공수는 현재 특수임무단으로 불린다) 마크다.



미 육군 특수단의 기본 단위는 12명으로 구성된 ‘팀’이다. 미 특수단은 A·B·C의 세 개 팀으로 구성돼 있는데 B와 C팀은 부대 지휘와 관련된 특수 팀인지라, 팀이라고 할 때는 대개 A팀을 지칭한다. 미 특수단의 팀은 대위가 팀장, 준위가 부팀장을 맡고, 작전·무기·공병·의무·통신 분야별로 두 명씩 모두 12명으로 편성한다. 반면 한국 특전사의 팀은 대위가 팀장, 중위나 소위가 부팀장을, 상사가 선임하사를 맡아 13명으로 구성되는 차이점이있다.



평시의 특전사는, 육·해공군과 함께 ‘각군(各軍)’으로 대접받는 해병대와 는 달리 육군소속 한 부대다. 그러나 데프콘2 이상의 전시엔 육·해·공군 및 해병대와 같은 반열에 올라선다. 유사시 한미연합사는 예하에 지상군구성군사령부·해군구성군사령부·공군구성군사령부·해병대사령부와 함께 특수전사령부를 만들기 때문이다.



다섯 개의 구성군사령부 중에서 한국군 장성이 최고 지휘관을 맡는 것은 지상군구성군사령부(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맡는 한국 육군대장)와 특수전사령부(한국 육군의 특수전사령관인 육군 중장) 두 개이다. 한미연합특수전사령부는 한국 육군의 특전사와 미국 육군의 특수단 그리고 UDT로 알려진 한미 해군의 특수전 부대를 지휘하게 된다.



특전사가 육군은 물론이고 해병대와도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은 부사관 중심으로 편제돼 있다는 점이다. 물론 특전사에도 사병과 장교가 있지만 이들은 특전사의 주인이 아니다. 사병은 행정이나 부대 경계 같은 지원 업무를 하기 위해 의무병으로 입대한 장정 중에서 ‘차출’되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작전에 투입되지 않는다.



지휘를 담당하는 장교는 작전에 들어간다. 특히 팀장과 부팀장을 맡은 위관 장교들은 부사관으로 구성된 특전요원을 끌고 최선봉으로 위험지역에 투입된다. 그러나 장교들은 보병사단으로 순환 보직되므로 영원한 특전인이 될 수 없다. 특전부사관은 1년에 4∼5차례 모집하는데 평균 경쟁률은 10대 1 안팎이다. 해병대는 안경을 쓴 사람도 자원할 수 있지만 특전사는 안경은 물론이고 렌즈를 낀 사람도 지원할 수가 없다. 신체 등급은 당연히 1급이어야 하고 무술 고단자에 수영 거리는 500m 이상이어야 한다. 또 운전면허가 있어야 한다. 물론 고등학교 학적부가 깨끗해야만 선발될 가능성이 높다.



특전단과 같은 뜻으로 회자되는 말 중의 하나가 ‘공수단’이다. 공수는 항공기를 타고 가 낙하산으로 강하하는 것을 뜻하는 Airborne에서 나왔다. 미 육군 특수군사는 SFC라는 부대 명칭 뒤에 ‘(Airborne)’을 붙여 공중강하가 가장 중요한 임무임을 암시하고 있다. 한국 특전사 역시 공수라는 이름을 즐겨 사용해, 1여단을 ‘1공수’, 3여단을 ‘3공수’식으로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점(點)에서 점(點)으로 기동
상륙전을 감행한 해병대는 교두보라고 하는 ‘면(面)’을 차지해 이를 확대하는 작전에 들어간다. 면이 있다는 것은 전차와 장갑차·자주포·헬기 등 중장비를 투입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고, 중장비는 면을 확대해 들어가는 ‘결전(決戰)’의 주력 세력이 된다. 그러나 특전사는 낙하산으로 강하하기 때문에 소총과 기관총급 소화기만 갖고 간다. 전차와 장갑차는 물론이고 차량도 가져갈 수 없다.



따라서 특전사의 팀은 면이 아닌 ‘점(點)’으로 움직인다. 적지 한가운데에 몸을 숨기고 은밀히 기동하며 핵심세력을 파괴해 나가기 때문에 이들은 ‘안 되면 되게 하라’를 모토로 한다. 이러한 모토를 성공시킨 케이스로 거론되는 것이 이라크전쟁이다.



이라크전에서 미 특수군사 요원들은 전쟁 발발 훨씬 전에 낙하와 도보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라크에 침투했다. 정찰을 통해 이라크군 밀집 지역과 전략 요충지를 확인한 이들은 이를 본부에 보고하고 이로써 3월19일 다국적군은 이라크군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리는 ‘충격전’을 펼칠 수 있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전쟁 위협이 높아지면 한국 특전사 여단들은 사전 계획에 따라 맡은 지역으로 날아가 팀 단위로 흩어져 작전에 들어간다.



식량과 탄약은 공중 보급을 기대하지만 여의치 않으면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나물도 캐먹고 짐승도 잡아먹으며 버텨야 하는 것이다. 자연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야생동물 보호단체는 특전사 요원들이 훈련을 나갈 때마다 이들을 눈에 불을 켜고 살펴보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특전사는 농장에서 닭과 토끼를 사와 풀어놓고 잡아먹음으로써 보급이 끊어진 야지(野地) 생존술을 익히고 있다.



특전사 요원들은 명령이 있을 때 퇴출을 실시하는데, 개중에는 퇴출 도중에 실행할 임무를 부여받기도 한다. ‘점’으로 이동하며 새로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다 보니 이들은 악조건하에서 행군을 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특전사는 천리행군 훈련을 반복한다.



이따금씩 발생하는 무장간첩사건은 특전사가 실전을 경험하는 흔치 않은 경우다. 무장간첩이 산악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육군은 보병 사단으로 산악을 포위하고 특전사 팀을 헬기에 태워, 간첩들이 은신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에 투하한다. 특전사 대원은 비트를 파는 훈련을 받았기에 점(點)에 불과한 무장 간첩의 비트를 쉽게 찾아낸다. 간첩은 대부분 이러한 수색작전에서 소탕된다.



일각에서는 특수전 부대인 특전사가 이라크에 민사작전부대로 파병되는 데 대해 의문을 표시한다. 이에 대한 답은 미국 육군에서 찾는 것이 빠르다. 한국 육군의 특수작전사령부에 해당하는 미군 부대는 미 육군의 특수작전사령부(Special Operations Command)이다. 이 특수작전사령부 산하에 특수군사령부(Special Forces Command)와 민사심리전사령부가 있다.



한국 특전사는 미군에 빗대 설명하면 특수군사령부로서의 역할을 강조한 부대이다. 그러나 미국의 특전사는 ‘게릴라전’을 펼치는 특수군사령부와 함께 민사작전을 펼치는 민사심리전사령부를 거느리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한국 특전사 역시 적은 횟수이긴 하지만 민사심리전 훈련을 거듭해 왔다. 한국군 최고 사령부인 합참에는 ‘민사심리전참모부’가 있으나 민사작전을 시행할 수 있는부대는 현재로서는 특전사가 유일하다.



지난 4년간 한국군은 동티모르에 상록수부대를 파병했는데, 이 부대의 근간이 특전사였다. 특전사는 특전대대 하나를 상록수부대로 선발해 6개월씩 파병했다. 그러니까 특전사에서는 이미 여덟 개 대대가 민사작전의 경험을 쌓아온 것이다.
파병과 민사작전 경험 축적
이라크에는 네 개의 특전대대가 파병돼 6개월씩 머물며 민사작전을 수행한다. 한국군이 3년간 이라크에 주둔한다면 24개 특전대대가 파병과 민사작전 경험을 쌓게 되는 것이다.



이라크는 동티모르에 비해 훨씬 더 위험하다. 과연 특전사는 이라크에서 민사작전을 잘 수행할 수 있을까. 지난 해 5월 서희·제마부대가 파병되었을 때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특전사 팀이 함께 파병됐다.



공병대인 서희부대가 공사를 할 때 가장 골칫거리는 이라크의 어린이였다. 전쟁에서 대부분의 학교가 파괴돼 갈 데가 없어진 아이들은 군부대가 공사를 벌이면 우르르 밀려나왔다. 어리다고 이들을 깔보았다간 큰일을 당한다.
실제로 민사작전에 나갔던 한 미군은 이라크 어린이가 건네주는 것을 무심코 받았는데, 받고 보니 안전핀을 뽑은 수류탄이었다. “어-” 하는 사이 수류탄이 폭발해 이 병사가 폭사했고 곁에 있던 병사도 다쳤다. 이후 미군은 곤봉을 들고 나와 어린이와 어른을 가리지 않고 몰려나온 이라크인들을 밀어냈다. 이것이 후세인 축출을 환영하던 이라크인으로 하여금 미군에 대해 적대감을 품게 한 계기가 되었다.



이와 똑같은 상황을 서희부대도 겪었다. 처음에는 어린이들이 몰려들고 이어 이라크인 남자들이 다가오면 공사장 경계임무를 맡은 특전사 요원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이라크인을 공사현장에서 멀리 떨어뜨릴 것인가.



특전사는 이 문제를 간단히 해결했다. 임무에 투입되지 않은 요원으로 하여금 가까운 곳에서 태권도 시범을 보이게 한 것. 특전사 요원이 다리를 쭉쭉 뻗으며 발차기를 하자 아이들의 관심이 그쪽으로 쏠리며 졸지에 노상 태권도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렇게 되니 할일 없는 이라크 남정네들은 공사장을 기웃거리기 힘들어졌다. 그렇다고 아이들마냥 특전사 요원을 둘러싸고 발차기를 할 수도 없으니 멀찍이 떨어져 나갔다.



이 경험이 민사작전을 위해 추가로 파병되는 부대에 적용되었다. 특전사는 민사작전을 펼칠 특전대대와는 별도로 태권도 교관팀을 구성키로 한 것이다. 아울러 이라크인들이 축구를 좋아하는 것을 고려해 축구공과 축구화 등을 다량으로 가져가 뿌릴 준비를 하고 있다.



특수전은 군사작전은 물론이고 심리전 요소까지 동원해 안 되는 일을 되게끔 만드는 것이다. 이라크 파병을 계기로 특전사는 민사심리전을 전문으로 하는 부대 창설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특전사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특전사가 아니다. 특전여단에는 ○개 특전대대 외에 여단 직속의 정찰대대가 있는데, 정찰대대는 특전대대보다 한 수로 위 평가받고 있다. 특전사 사령부는 707 특수임무대를 거느리고 있는데 이 부대는 정찰대대가 넘볼 수 없는 영역에 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707 특수임무대원들은 장난을 치는 것이 ‘붕붕’ 날아다닌다고 할 정도로 빠르고 강한 사내들 일색이다.



부사관으로 구성된 특전사 요원들은 총검술을 익히지 않는 유일한 군인이다. 이들에게는 분열이나 행군 같은 일사불란함이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는 집요함이 중요하다. 특전사는 왜 강한가란 질문에 대해 특전사의 고참 원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일반 사단에서는 계급이 왕초라고 합디다. 장교는 실력이 모자라도 장교 대우를 받습니다. 그러나 특전사에선 실력이 왕초입니다. 장교일지라도 실력이 달리면 부사관한테 배워야 합니다. 위관 장교들이 중·상사와 태권도대련을 벌였다가 나가 떨어져 기절을 해도 문제가 안 되는 곳이 특전사입니다. 실력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무서운 경쟁, 이것이 최강의 특전사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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