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릿발(氷筍)

2022. 12. 27. 13:31☆Cactus 메인☆

서릿발(氷筍) / 淸草배창호 귓불이 에이도록 서슬 퍼런 엄동 바람에 상투 꽃 날리는 성성한 억새 곁에는 홀씨 된 연민을 차마 저버릴 수 없어 상고대 핀 구절초 대궁마다 눈이 시려도 바람에 누워버린 수풀의 기슭만 황량하다 성곽처럼 솟아오른 고드름(氷筍)을 휘정휘정 지르밟는 소리조차 아리기만 한 겨울만이 피울 수 있는 꽃, 비록 머무름이 짧아도 젖가슴 속살처럼 눈 앞에 펼쳐진 빙점氷點의 순결이 어찌 저리도 고울까 간밤, 그렇게도 울어대든 삭풍의 하얗도록 차디찬 흔적들조차 가슴 설레게 한 알싸한 첫사랑인 양 동트기 전, 결기로 꽉 찬 눈부신 고절孤節을 네, 섧게도 사랑할 수만 있다면

'☆Cactus 메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움집  (21) 2023.01.02
이별,그 후  (25) 2022.12.31
겨울 바람  (21) 2022.12.24
첫눈이 내리는 날  (22) 2022.12.21
다시 눈이 내리면  (19) 2022.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