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강

2022. 12. 8. 19:27☆아름다운 시☆



겨울 강

詩 / 문경순

시린 어깨에 걸린 젖은 마음이
겨울 강에 앉았습니다

북풍에 밀린 바람 끝이 물 위에서
파르르 떨며 지나갑니다

언제나, 겨울 강에는 눈치 없이
내려앉은 그늘 한 웅큼이
가난살이와 같이 흐르고

미처 떠나지 못한 철새 한 마리
쉴 곳을 찾는 방황이
애처롭게 강가를 맴돌기도 합니다

말문 막힌 추위에
좁쌀만 한 가슴 조각들이
바다를 꿈꾸며 강물에 젖은 오늘도
쉬 가시지 않을 바람을
붙들고 흘러갑니다

햇살은 긴 그림자를 지우며
자꾸만 따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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